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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나쁜 페미니스트> 록산 게이, 나쁜 페미니스트라도 필요한 사회

by byobyory 202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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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란 과연 나쁜 걸까? 

 사회면의 뉴스 기사를 읽다 보면 다양한 주제의 뉴스의 댓글로 남녀가 서로 물어뜯고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다른 단어와 결합해 상대를 욕하는 단어가 되었고, 부정적인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단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뜻과 현재의 의미, 그리고 현재의 사회현상과 과연 이 단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지 몰라 관련된 서적을 읽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록산 게이는 누구인가 

 1974년에 미국 네브래스카에서 태어난 그녀는 아이티계 미국인입니다. 퍼듀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가, 출판인, 에세이스트, 문화비평가,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TED에서 ‘나쁜 페미니스트의 고백’의 주제로 강연한 영상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유색인종으로서 자신을 ‘흑인’으로 정의하고 있고,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유년 시절의 그녀는 부모에게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으며, 반에서는 항상 모범생이었고 일요일마다 교회에 출석하는 마른 체형의 단정한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만 12살에 집단강간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뚱뚱해지면 아무도 자신을 강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폭식증을 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그녀가 생각해온 문제들이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나쁜 페미니스트의 의미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누구나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쁜 페미니스트의 ‘나쁜’은 페미니스트가 도덕적으로 손가락질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부족한, 불완전한, 덜 성숙한 의미의 ‘나쁜’이었습니다. 저자는 규범화된 한 가지 방식의 정통적인 페미니즘이 아닌, 다양한 개개인 다수를 위한 페미니즘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페미니즘 자체를 '옳다, 틀리다'로 나눌 수 없고 여러 가지 방식의 페미니즘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여성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여성이기에 느끼는 불합리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남성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 소극적으로나 적극적으로나 표현하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저자는 그 이유에 대해 성찰합니다. 근본주의적인 이미지를 가진 페미니즘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에 대해 저도 책을 읽으며 함께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대중매체의 여성 캐릭터를 보는 관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대중매체가 그려낸 이미지에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광고나 영화 드라마 같은 곳에서 그려지는 여러 인간의 모습들은, 대중에게 대상의 성별과 나이, 직업 등에 대해 편견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 여성 그룹의 멤버가 간호사 복장을 하고 등장하면 간호사 단체들이 반발하는 일이 있고, 공주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하는 데 있어서 대중에게 친근한 백인 여성의 공주가 아닌 유색 인종의 공주가 그려졌을 때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대중매체에서 그려지는 여성 주인공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사실 당연한 것이 아니었으며, 나 또한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미디어를 받아들이고 영향을 받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대중매체에 대한 챕터를 읽을 때 작품과 캐릭터를 보는 시각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페미니즘을 포함한 여러 사회적 차별 

 책을 읽으며 단순히 페미니즘이 옳다 나쁘다가 아닌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성별에 따른 차별이 아닌 인종에 대한 차별과 관련해서도 언급이 많이 되어 관련 사건이나 사고들을 찾아보며 읽었습니다. 나는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며 살아가야 할까,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고, 페미니즘 외에도 여러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운동이나 정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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