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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드 보통, 아주 평범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결혼 후 이야기

by byobyory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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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후 결혼, 결말은 해피엔딩일까? 

 항상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남녀의 만남에서 행복한 결말은 결혼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의 반복되는 일상이 아름답게 표현되는 모습은 짧게 그려지고 그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주지 않습니다. 저는 결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주변의 기혼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나 미디어를 통해 결혼 생활에 대해 간접적으로 느낀 것이 전부입니다. 듣고 보고 느끼며 결혼 후의 생활은 결코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을 통해 결혼 후의 남녀의 생활과 각각의 심리에 관해 서술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분명 낭만적인 시간을 함께 나누고 치열하게 사랑해서 한 결혼인데 어떤 문제와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지 궁금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작가 알랭 드 보통  

 사실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으면서였습니다. 당시 20대에 막 들어서면서 연애하기 시작했고, 나의 미숙한 연애 경험과 연애할 때의 나의 심리와 상태를 공감받고 싶어 읽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때 읽었던 책의 내용이 완전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담백하면서도 위트 있으며 철학적인 식견이 드러나는 알랭 드보통의 문체가 좋았고, 그가 쓴 다른 책을 읽고 싶어서 소설 외에 다른 에세이 책들도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알랭 드 보통은 1969년에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자라 스위스와 영국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학으로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이어 하버드대학교에서 프랑스 철학을 전공하기 위해 박사 과정을 밟던 중 책을 집필하게 되면서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항상 그의 책을 읽으면 에세이가 아닌 소설로 분류되는 책인데도, 단순한 소설책과 다르게 가상의 인물을 예를 들어 설명한 철학 에세이를 읽고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의 이력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책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던 중 한동안 잊고 지내다 이 책을 발견하고, 다시 그가 들려주는 연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망설임 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라비와 커스틴의 이야기

 이 책은 ‘행복한 결말’ 그 이후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어린 시절에 읽어 온 동화 속에서도 일반적으로 연애하며 서로 여러 가지 치열한 갈등과 과정을 겪다가 ‘결혼’이라는 문턱에 들어서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문장으로 끝이 나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이후의 현실을 무서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인 라비와 커스틴 또한 행복하게 연애하다가 평생 함께할 동반자라는 확신이 들어 결혼한 부부입니다. 하지만 서로 살아온 환경과 성격, 심리적인 문제로 본인의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고 그러다 보니 사소한 문제로도 서로에게 오해가 쌓이고 서로에게 상처를 줍니다. 책 속에는 그러한 인물들의 상황과 과정을 저자가 해설해주듯이 쓰여 있습니다. 특별히 어떤 큰 사건을 통해서가 아니라, 어떤 커플이든 보편적으로 겪을 수 있는 일들로 둘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이 이야기가 판타지처럼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이 책을 계속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나에게도 훗날 나의 배우자에게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결혼 후의 민낯이 주는 가르침 

 작가는 결혼을 ‘자신이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대단히 기이하고 궁극적으로 불친절한 행위’라고 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저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우리는 결혼했다’라는 사실로 상대를 괴롭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작가에 따르면 우리는 서로의 성격과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결혼에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적처럼 모든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게 서로의 차이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이 결혼 상대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족이든 친구든, 결국엔 나와 잘 맞아서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단점과 차이를 이해하고 타협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먼 미래에 결혼을 약속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다시 이 책을 읽어보고 상대에게도 권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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