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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아몬드> 손원평,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by byobyory 2022.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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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BTS가 읽던 책

이 책은 서점에 가면 한동안 소설 베스트셀러 매대에 꼭 있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다 전자책으로 구매하여 읽게 되었는데 단순히 그 계기는 방탄소년단이 나오는 예능 콘텐츠를 보다가 멤버들이 휴식을 취할 때 이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쉬는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조차 읽지 않는 편인데 바쁜 연예인도 쉴 때 책을 읽고 있구나하는 단순한 생각을 하다가 역시 연예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구나 하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읽게 되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꽤 많았는지 이 책아몬드는 방송 이후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합니다.

 

주인공 윤재, 감정표현 불능증이란?

책 표지의 무감정한 표정의 일러스트가 눈에 띄는데 아마도 이 책의 주인공 윤재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윤재라는 인물은 감정표현 불능증이란 장애를 앓고 있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르게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정신 장애라고 합니다. 뇌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공포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에 문제가 있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되어있습니다. 처음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증상인가 궁금하여 찾아봤는데 실제로 백과사전에자신이 경험하는 감정을 식별하고 기술하는 것을 잘하지 못하는 특징을 보이는 개인의 기질이라고 설명되어있었습니다. 이 증상의 특징은 감정을 인식하는 것, 사회적 애착, 대인 관계의 기능 장애라고 합니다. 증상이 심각한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구별하고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고, 다른이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감정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책 속의 주인공 윤재는 할머니와 어머니와 함께 성장해 오다가 어느 날 묻지마 살해범에게 살해당하는 할머니와 공격당하는 어머니를 목격하게 되는데 이때조차도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윤재가 곤이를 만나 친구가 되고 또 다른 여러 인물과 여러 가지 사건을 경험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작가 손원평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 읽고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이름만 보았을 때는 당연히 남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성 작가님이었고 아버지가 정치인 손학규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소설들에 비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손원평 작가님은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한국 영화 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한 이력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영화 평론가로 데뷔한 이후 여러 영화를 연출했고, 2017년에 이 소설로 창비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해 소설가로 등단했습니다. 이 소설 아몬드도 영화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작가님이 반대하여(책이 가진 상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영화로 제작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합니다. 단 연극으로는 제작된 것 같습니다. 

 

감정을 느낄 수 있음에 대한 감사

처음에는 주인공 윤재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어 힘들었습니다. 가족이 눈앞에서 죽어가는데 감정이 없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반사회적 성격장애 아닌가? 라는 생각하며 읽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때때로 나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범죄자에게도 분노하지만, 인터넷에서 기사에 달린 댓글 등을 통해 범죄의 피해자에게 공감을 못 하는 사람을 보면 똑같이 비난하는 마음을 갖게 될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 주인공에게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와 어머니가 윤재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과, 점점 감정을 조금씩 느끼는 법을 배워가는 윤재를 보며 그런 감정은 사라지고 주인공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실제로 감정표현 불능증이란 증상은 희소병이 아니라 여러 가지 정신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PTSD와 연관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에도 나의 주변에도 어쩌면윤재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나의 감정을 잘 표현 할 수 있고,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조금 높은 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사실 그것이 좋은 점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나아가 여러 사람과 공감하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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