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처럼 달라붙는 메시지를 만들기 위하여
과거에 마케팅 부서에 근무할 때 읽어야지 하고 전자책으로 다운로드하여 넣어두었다가 읽지 않고, 리디 셀렉트에서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기에 부랴부랴 읽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머릿속에 오랫동안 (스티커처럼 달라붙어) 기억에 남기는 메시지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그 질문의 해답을 알려주는 책이다. 페이지는 1500장 내외로 빠르게 읽기에는 쉽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저자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예시들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되어있어 읽기에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광고 및 마케팅 관련 업종 종사자, 사업가 등 누군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고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한 쏠쏠한 팁들을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광고 및 마케팅 관련 업종 종사자라면 분명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생각하며 책을 읽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 외에도 사람은 일상생활을 비롯해 업무와 관련된 상황에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올바르게 이해시키며 분명하게 전달해야 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 혹은 직장 상사에게 나의 뜻을 전달해야 할 때, 가족 혹은 친구와 같은 가까운 이에게 나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해야 할 때도 <스틱>에서 서술한 팁들은 분명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틱>에서는 여섯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왜 그런지에 대해 서술합니다.
1. 단순성 - 강한 것은 단순하다
2. 의외성 - 듣는 이의 추측 기제를 망가뜨려라
3. 구체성 - 지식의 저주를 깨뜨리는 법
4. 신뢰성 - 내 말을 믿게 만들어라
5. 감성 - 감성이 담긴 메시지는 행동하게 만든다
6. 스토리 -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도록 말하라
각 원칙에는 그에 맞는 예시들이 나오는데 흥미롭고 기억에 남는 부분은 먼저 '지식의 저주'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알기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기에,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1. 당신이 소통해야 할 중심 메시지를 파악한다. 2. 메시지의 반 직관적 요소를 찾아낸다. 3. 청중의 추측 기제를 충격적이고 반직관적인 방식으로 깨뜨림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한다.
라고 알려주는데 사실 이렇게 문장으로 나열된 것 만으로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예시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적절한 배경지식을 제공하고(지식의 공백에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 한꺼번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무더기로 던질게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흘리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지식의 출처에 대해 때로는 권위보다 반권위가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에 대한 주장도 흥미로웠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의 진솔한 경험) 또한 세세한 세부사항을 노출시키는 것이 신뢰도를 상승시킨다고 주장하는데, 관련 예시를 보면 '정말 그렇구나' 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고무적인' 스토리들을 도전 플롯, 연결 플롯, 창의성 플롯으로 구분지은 것이었습니다. 고무적인 내용을 담은 거의 모든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의 스토리가 위의 3개에 해당하며 그것을 성격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예시로는 시청자에게 배경 지식을 알려줌으로써 칼리지 스테이션시의 시청자들이 미시건 대학 대 오하이오 대학의 경기를 보게 하는 방법에 대한 것과 실제로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통해 100Kg 가까이 감량한 주인공의 스토리를 광고로 사용하여 높은 성과를 올린 내용의 '서브웨이 샌드위치에 엄청난 스토리가 굴러들어 오다'가 있고, 그 외에 '헬리코박터균을 입증하기 위해 이런 짓까지 했다고?'라고 생각하게 한 '헬리코박터균을 믿게 하라'와 코스트코의 '연어 이야기', '노드스트롬 백화점 신입사원이 경악한 이유' 같은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성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 책의 단점은 다시 한번 밑줄을 긋고 읽을 정도로 구석구석에 실용적인 팁들이 넘쳐나지만, 이상하게(나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스틱이라는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글의 방식이 스티커처럼 달라붙으며 읽히지는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자책으로 읽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집 책장에 놓고 두고두고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 나온 여섯 가지 원칙을 실생활 혹은 업무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밑 줄 친 부분을 다시 정리하면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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