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책
처음에는 단순히 화술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말을 잘하는 법 외에 대화의 중요성 그리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선물해준 책이었습니다. 말하는 법을 떠나 인문학, 심리학적으로도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나의 말버릇은 왜 그럴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면서 자신의 정신상태와 감정 상태, 살아온 환경과 경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자신이 평소 무심코 하는 말이나 대화 습관의 원인을 깨닫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서로의 차이는 문제가 아닌 과제다
책을 읽는 내내 나와 타인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따뜻해서, 제가 생각해오고 느꼈던 부분과 일맥상통해서 기뻤습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끼리도 “너와는 대화가 안 통해” 라며 갈등을 빚을 때가 있습니다. 또한 같이 몇 마디 나눠도 전체적인 대화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들거나, 대화가 계속 더 이어지기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언젠가 내 모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품만큼 말을 채운다고 합니다. 말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넓기 때문에 누군가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수 있고, 누군가의 말을 무시하거나 껴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이런 사람들은 말에 의해 쉽게 상처받지 않으며 말은 수단일 뿐 본질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나는 평소에 사람들과 대화할 때 어떻게 말하고 행동했었나,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상처를 주는 말을 한 적은 없었나 기억을 되새기며 반성하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나도 말 그릇이 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경청하는 법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공과목에서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청이라는 글을 읽고 살면서 ‘경청’을 잘해야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기억하며 살아왔습니다. 자신도 통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감정적으로 되었을 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대상과 대화할 때, 생각처럼 경청을 잘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조금 구체적으로 경청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단순히 참고 들어주는 것이 아닌, 적당한 호응과 맞장구를 치면서 들어주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경청할 수 있는 법에 관해 서술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사실 듣기, 감정 듣기, 핵심 듣기를 통해 상대방의 진심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주장하고 이 중 한 가지라도 사용해보길 권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이렇게 해봐야겠구나 하고 밑줄을 그으며 읽었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능력
이 책을 단순히 언변과 화술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진심으로 대화와 소통을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까닭은, 저자가 ‘공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누군가가 불평불만이나 하소연할 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대화할 때가 있습니다. 나 또한 이런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기분이 상하거나 답답하거나 벽에 대고 혼자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기에 작가의 말에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대화 속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나중의 문제이고, 먼저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었는데, 나 또한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해결책만 제시한 적은 없었나 하고 반성했습니다.
나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남을 수도 있다는 마음
나는 평소에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느린 속도로 말하는 편입니다. 누군가는 말을 느리게 한다고 출신지가 어디냐고 묻기도 하고, 말의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잔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말을 느리게 하는 이유는 말이 지니고 있는 무게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한번 내뱉은 말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습니다. 상처 주는 말, 용기를 주는 말, 사랑을 가득 담은 말 등 세상에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고 그 말들은 듣는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 때문에 누군가는 죽기도 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상과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감정이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머릿속에서 한번 검증을 거친 뒤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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